월 예산 항목 설계하기 — 카테고리를 몇 개로 나눌까
2026년 8월 21일 · Frogset 가이드
예산을 세워도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의지가 아니라 설계입니다. 카테고리를 스물다섯 개로 나누면 어디에 넣을지 매번 고민하다 지치고, "생활비" 하나로 두면 넘쳐도 왜 넘쳤는지 알 수 없습니다. 적정선이 어디인지, 무엇을 기준으로 나눠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.
카테고리는 몇 개가 적당한가
결론부터 말하면 변동비 기준 5~7개입니다. 이유는 두 방향의 실패를 피하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.
| 개수 | 일어나는 일 |
|---|---|
| 1~2개 ("생활비" 하나) |
기록은 쉽지만 진단이 안 됩니다. 50만 원 넘겼는데 외식 때문인지 아이 용품 때문인지 모릅니다. 원인을 모르면 다음 달에도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. |
| 5~7개 | 적정. 분류 판단이 즉각적이고, 넘친 항목이 바로 눈에 들어옵니다. 각 항목의 금액이 의미 있는 크기라 조절도 가능합니다. |
| 15개 이상 | 거래마다 "이건 어디에?"를 고민하게 됩니다. 그리고 항목당 금액이 작아서(월 3만 원짜리 항목) 넘치든 남든 판단할 근거가 안 됩니다. |
많이 나누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. 세밀할수록 정확해 보이니까요. 하지만 예산의 목적은 기록의 정확도가 아니라 행동의 변화입니다. "이번 달 외식이 20만 원 넘었네"는 행동을 바꾸지만, "커피가 3만 2천 원이네"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습니다.
먼저 고정비와 변동비를 가른다
카테고리 설계에서 첫 단계는 세부 항목이 아니라 이 구분입니다. 성질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.
| 고정비 | 변동비 | |
|---|---|---|
| 예 | 월세·대출 상환, 관리비, 통신비, 보험료, 구독료, 학원비 | 식비, 외식, 교통, 생활용품, 의료, 여가, 의류 |
| 이번 달에 줄일 수 있나 | 거의 불가능 | 가능 |
| 관리 방법 | 계약을 바꾸는 것. 연 1~2회 점검으로 충분합니다. | 매달 보는 것. 예산의 실제 대상입니다. |
| 기록 | 반복 항목으로 미리 등록. 문자가 안 와도 자동으로 잡힙니다. | 카드 문자 자동입력으로 대부분 채워집니다. |
이 구분이 왜 중요한가 하면, 매달 예산을 들여다볼 대상이 변동비뿐이기 때문입니다. 고정비는 이번 달에 아무리 노력해도 줄지 않습니다. 그런데 둘을 섞어 두면 "지출이 300만 원이나 되네"에서 막막해지고, 실제로 손댈 수 있는 부분이 얼마인지 안 보입니다.
변동비 카테고리 설계
변동비를 5~7개로 나누는 실용적인 구성입니다. 그대로 쓰라는 게 아니라 나누는 기준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.
| 카테고리 | 포함 | 왜 따로 두나 |
|---|---|---|
| 식료품 | 마트·시장·온라인 장보기 | 줄이기 어려운 필수 지출. 외식과 섞으면 절감 여지가 안 보입니다. |
| 외식·카페 | 식당·배달·커피 | 가장 많이 새고 가장 잘 줄어드는 항목. 반드시 따로 둡니다. |
| 교통 | 주유·대중교통·택시·주차 | 대체로 일정해서 이상치 감지에 유용합니다. |
| 생활용품 | 세제·휴지·소소한 가정용품 | 금액은 작지만 건수가 많아 식료품에 섞으면 식비가 왜곡됩니다. |
| 의료·건강 | 병원·약국·운동 | 불규칙하고 통제 대상이 아닙니다. 따로 둬야 다른 항목이 왜곡되지 않습니다. |
| 여가·기타 | 취미·선물·문화·나머지 전부 | "기타"가 반드시 필요합니다. 없으면 분류 못 하는 거래에서 막힙니다. |
아이가 있으면 "아이"를 하나 더 두는 집이 많습니다. 학원비(고정)와 별개로 옷·용품·병원이 계속 나가는데, 이걸 각 항목에 흩어 두면 아이에게 실제로 얼마가 드는지 알 수 없습니다.
"기타"가 커지면 신호다
기타가 전체의 20%를 넘으면 카테고리 하나가 빠져 있다는 뜻입니다. 기타에 들어간 거래를 훑어보면 대개 같은 성격이 뭉쳐 있고, 그게 새 카테고리 후보입니다. 반대로 기타가 5% 미만이면 잘 설계된 것입니다.
금액은 어떻게 정하나
가장 흔한 실수는 이상적인 금액을 적는 것입니다. 외식에 월 30만 원을 쓰던 사람이 예산을 10만 원으로 잡으면 첫 주에 무너지고, 무너진 예산은 그 뒤로 안 봅니다.
순서는 이렇습니다.
- 먼저 두 달을 기록만 합니다. 예산 없이. 실제로 얼마 쓰는지 모르면 예산을 세울 수 없습니다. 자동입력을 켜 두면 두 달이 그냥 지나갑니다 (카드 문자 자동입력).
- 평균을 기준선으로 잡습니다. 두 달 평균이 그 항목의 현실입니다.
- 줄일 항목을 하나만 고릅니다. 전부 줄이려 하면 전부 실패합니다. 가장 여지가 큰 하나(대개 외식)만 10~20% 줄인 금액으로 잡고 나머지는 평균 그대로 둡니다.
- 다음 달에 하나 더. 한 항목이 자리 잡으면 다음 항목으로 넘어갑니다.
이 방식이 느려 보이지만, 반년이면 여섯 항목이 정리됩니다. 반대로 한 달에 다 하려 하면 대개 한 달 만에 그만둡니다.
1년에 한두 번 나가는 돈
월 예산이 잘 지켜지는데도 돈이 안 모이는 집의 원인은 대개 여기입니다. 매달 안 나가지만 연간으로는 큰 돈이 예산 밖에 있는 것입니다.
- 자동차 보험·세금·정기 점검
- 명절 비용(선물·용돈·이동)
- 여행·휴가
- 경조사(축의금·부의금)
- 가전·가구 교체
- 건강검진, 안경·치과
이걸 다루는 방법은 연간 총액을 12로 나눠 매달 예산에 넣는 것입니다. 연 240만 원이면 월 20만 원을 "연간 지출" 항목으로 잡아 둡니다. 실제로 안 나가는 달에는 남고, 나가는 달에는 그 적립분에서 씁니다.
예산이 무너졌을 때
어떤 달은 넘칩니다. 이때의 처분 규칙이 예산의 수명을 결정합니다.
하지 말아야 할 것: 다음 달 예산을 그만큼 깎는 것. 이번 달에 외식이 10만 원 넘었다고 다음 달 외식을 10만 원 줄이면, 다음 달도 무너지고 그다음엔 예산을 안 봅니다. 빚처럼 갚게 만들면 오래 못 갑니다.
해야 할 것: 왜 넘쳤는지 한 줄로 적는 것. 셋 중 하나입니다.
- 일회성 사건(손님이 왔다, 아이가 아팠다) — 아무것도 안 합니다. 다음 달은 원래대로 돌아갑니다.
- 예산이 비현실적(3개월 연속 넘침) — 예산을 올립니다. 못 지킬 숫자를 붙들고 있으면 예산 전체가 무의미해집니다.
- 습관이 변했다(배달 횟수가 늘었다) — 이게 진짜 신호입니다. 예산이 아니라 행동을 봐야 합니다.
세 가지를 구분하려면 두세 달치 기록이 필요합니다. 한 달만 보면 일회성인지 추세인지 알 수 없고, 그래서 대개 잘못된 결론을 냅니다.
자주 묻는 것
수입이 불규칙하면 예산을 어떻게 세우나요?
최근 6개월 중 가장 낮은 달을 기준으로 예산을 잡는 방식이 안전합니다. 그 금액으로 살 수 있게 설계해 두면 좋은 달에는 저절로 남습니다. 평균으로 잡으면 낮은 달에 반드시 무너집니다. 남는 달의 초과분은 위의 연간 지출 항목에 넣어 두면 유용합니다.
부부가 각자 예산을 세워야 하나요?
고정비와 큰 변동비(식료품·아이)는 합쳐서, 개인 용돈은 따로 두는 구조가 가장 오래갑니다. 모든 지출을 합치면 서로의 소비를 감시하는 느낌이 되고, 전부 따로 두면 가구 전체 흐름을 알 수 없습니다. "각자 마음대로 쓸 금액"을 명시적으로 정해 두는 것이 갈등을 크게 줍니다 (가족 가계부 노하우).
카테고리를 중간에 바꿔도 되나요?
됩니다. 다만 과거 기록이 어떻게 되는지는 확인해야 합니다. 카테고리를 지우면 과거 거래의 분류가 사라져 지난달과 비교가 안 됩니다. 안전한 방법은 새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기존 것은 두는 것입니다. 연말이나 연초에 정리하면 연 단위 비교가 깨지지 않습니다.
예산을 안 세우고 기록만 해도 될까요?
됩니다. 오히려 기록부터 시작하는 게 정석입니다. 기록만 3개월 하면 자기 소비 패턴이 보이고, 그때 예산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. 반대로 기록 없이 예산부터 세우면 숫자에 근거가 없어서 지켜지지 않습니다. 기록 → 파악 → 예산 순서를 건너뛰지 않는 게 좋습니다.
현금을 많이 쓰면 예산 관리가 되나요?
어렵습니다. 현금은 자동으로 기록되지 않아서 항목별 집계가 부정확해집니다. 현실적인 타협은 ATM 출금을 하나의 지출로 기록하고 세부는 추적하지 않는 것입니다. "현금 20만 원 출금"으로 잡아 두면 총액은 맞고, 어느 항목에 썼는지만 모릅니다. 항목별 관리가 필요하면 카드 사용 비중을 늘리는 게 근본적인 해결입니다.
마치며
예산 설계에서 기억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. 변동비 5~7개, 고정비는 연 1~2회만, 연간 지출을 12로 나눠 매달에 넣기. 이 셋만 갖춰도 예산이 "예외적으로" 무너지는 일이 크게 줍니다.
지금 예산이 없다면 세우지 말고 두 달 기록부터 시작하세요. 자기 숫자를 모르면 어떤 예산도 남의 숫자입니다.